나는 이렇게 결혼했다

저는 혼기가 다 된 자녀를 두고 있어요, 종교가 다른 아이와 결혼하겠다고 해 부모로서 얘기해야 할 것 같은데 자칫 강요가 될까 봐 고민이 돼요.
윤 학 종교가 같다고 해서 말이 잘 통하고 성공적인 결혼 생활을 할까요?
얼마 전 한 자매님이 고민을 털어놓으며 조언을 구했어요. 유학 간 딸이 중국 남자와 결혼하려 하는데 부모로서 말려야 하는지 고민이라는 거예요.
아무래도 국적이 다르면 어려움이 있겠지요. 그런데 한국 사람끼리 결혼하면 문제가 없나요? 국적이나 종교도 무시할 수 없지만 결혼의 본질은 사람과 사람의 만남이잖아요. 자녀와 상대방이 올바른 가치관을 갖고 있으면 국적이든 종교든 나이든 상관없지 않을까요.
저는 그 딸이 어떤 사람인지 물어봤어요. 엄마의 얘기를 들어봤더니 생각도 깊고 올바른 가치관을 갖고 있는 아가씨였어요. 그래서 저는 “국적이나 종교에 묶여있는 엄마의 가치관이 문제다. 딸에게 온전히 맡겨도 될 것 같다”고 했어요.
얼마 후 그 딸과 중국 청년이 제 사무실로 인사를 왔어요. 그 청년과 이야기를 나눠보니까 그 어떤 한국 젊은이보다 반듯하고 훌륭했어요.
개신교 신자였지만 분명한 신앙관과 가톨릭 신자 못지않은 가톨릭적 세계관도 갖고 있었어요. 사랑으로 가득 찬 맑은 눈, 그리스도의 뜻대로 살겠다는 열정, 어떤 이야기든 숨김없이 솔직하게 털어놓는 태도를 지닌 젊은이의 마음이 투명하게 내 마음속으로 스며들어오는 것 같았어요.
저와 종교도 다르고 국적도, 언어도, 나이도 달랐지만 저와 종교도 같고 국적도, 언어도, 나이도 같은 사람과 얘기 나눌 때보다 훨씬 행복해졌습니다. 그 자매님 딸도 같은 마음이었을 거예요.
그 중국 청년에게는 사랑으로 가득 찬 맑은 눈, 그리스도의 뜻대로 살겠다는 열정, 숨김없이
솔직한 태도… 종교도, 국적도, 언어도, 나이도 달랐지만 얘기 나눌수록 나도 행복해져
저는 그 두 사람을 위해 기꺼이 결혼 주례를 했고, 결혼식 날 그 자매님의 일가친척이 있는 자리에서 그 중국 청년이 얼마나 순수하고 신앙심이 깊으며 얼마나 열정을 갖고 세상을 살아왔는지, 그리고 그의 비전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얘기했습니다. 중국 청년과 결혼한다는 소식에 의아해했을 하객들도 행복해하는 표정이었습니다.
우리는 같은 나라, 비슷한 연령과 학벌, 비슷한 경제 수준끼리 만나야 결혼생활이 행복할 거라고 믿습니다. 과연 그런가요? 그런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