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원
前 대우전자 사장, 재단법인 운심석면 설립자

자기도 모르게 입으로 숨을 쉬는 ‘입호흡’이 몸에 아주 해롭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은 듯하다.
전문 의사들은 입호흡이 감기는 물론 천식, 화분증, 아토피성 피부염, 면역병, 암 등 까닭을 알 수 없는 난치병의 원인이 된다고 경고한다.
뿐만 아니라 심한 코골이, 수면성 무호흡 증후군, 잠을 푹 자지 못하는 불면증이 입호흡 때문이라는 것이다.
원래 호흡은 코를 통하게 되어 있다. 그 때문에 코는 정교한 공기청정기가 달린 에어컨디셔너 기능을 갖추고 있다.
콧속의 섬모 점액은 공중에 떠도는 무수한 잡균, 바이러스, 먼지, 이물질을 필터처럼 걸러낸다. 약 15센티미터 길이의 비강은 차고 건조하거나 덥고 습한 몸 밖의 공기를 적당한 온습도로 조정하여 예민한 폐로 들여보낸다.
코는 공기청정기가 달린 에어컨 입호흡하면 세균 등이 여과없이 몸속으로 들어가 병통을…
반면에 입은 음식물을 씹어 넘기는 구실을 할 뿐이다. 입으로 호흡하면 세균, 바이러스, 먼지, 이물질이 아무런 여과 없이 곧바로 몸속으로 들어가게 된다. 이것이 병통을 일으킨다는 것이다.
모든 포유동물은 코로만 숨을 쉰다. 하지만 유독 사람만이 입으로도 숨을 쉰다. 약 10만 년 전 인류가 말로 의사소통을 하게 되면서 입속 혀뼈가 낮게 처져 구조상 입으로도 호흡할 수 있게 됐다는 설명이다.
갓 태어난 아이는 코로만 숨을 쉰다. 엄마의 젖을 물고 배를 불룩불룩 코로 숨을 쉬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 갓난아이도 몇 마디씩 말을 배우면서 입으로도 호흡하게 된다. 누구나 입호흡을 무의식적으로 할 수 있지만 특히 말을 많이 하는 직업의 사람, 영업사원, 서비스업 종사자, 학교 선생, 아나운서, 의사 등이 입호흡을 많이 한다고 책들에 쓰여 있다.
그렇다면 ‘입호흡을 안 하고 코호흡을 하면 되지 않겠는가’라고 쉽게 말할 수는 있다. 그러나 문제는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입호흡을 하고, 더구나 입호흡 자체를 의식하지 못한 채 무심코 지내는 사람이 많은 게 현실이다.
전문 의사들은 자기 전공에 따라 그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다.
의식적으로 코호흡을 하도록 입과 항문을 죄며 코로 천천히 횡격막을 위로 올리면서…
일본의 기가와다 도오루코 클리닉 도쿄 이사장은 “코가 정상으로 있는 한 100% 코호흡을 한다. 코가 막혀 저항이 높아져 공기가 통하기 어렵다면 입을 열어 호흡하게 된다. 늘 코의 상태를 살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입호흡은 고칠 수 있다’는 책을 쓴 우메다 타츠히로 치과 박사는 “코가 막혀 입호흡을 하게 되는 것은 입속의 치구세균가 주원인이다. 치구를 제거하는 제대로 된 칫솔질이 입호흡 문제를 해결한다”고 말했다.
일본 면역치료 연구소 니시하라 가츠나리 회장은 “의식적으로 코호흡을 하도록 마음 써야 한다.
방법은 입과 항문을 죄며 코로 천천히 횡격막을 위로 올리면서 숨을 들이마시고, 다시 천천히 코로 내쉰다.
횡격막을 올리고 내리는 복식호흡을 하면 그냥 호흡할 때보다 3~5배의 공기를 들이마실 수 있다. 그만큼 산소가 많이 공급되어 세포의 신진대사가 활발해진다”고 했다.
그는 “잠잘 때의 입호흡을 막는 방법으로는 종이로 만든 접착테이프를 붙이고 자면 된다”는 말을 덧붙였다.
입호흡 병폐에 대한 책들을 읽은 나는 일찍부터 코호흡을 실천해야겠다고 신경 써 왔다. 입호흡이 몸에 아주 해롭다는 사실을 뚜렷이 머릿속에 입력시키고, 일상의 자기 호흡을 살피는 것이다.
가능한 한 입을 다물고 말수를 줄이려고 노력한다. 코호흡을 의식적으로 하고, 수시로 확인한다. 특히 횡격막을 위아래로 움직이는 복식호흡을 계속한다.
내 몸을 살리는 가장 작고도 위대한 실천은 바로 지금, 이 순간의 호흡에 있다.
김용원
前 대우전자 사장, 재단법인 운심석면 설립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