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야말로 종합예술

윤혜원 기자

“2.7kg입니다” 예정일보다 일주일이나 빨리 나온 셋째 아이는 너무 작았다. 조금만 건드려도 팔다리가 똑 부러질 것 같았다. 첫째와 둘째에 비해 젖 빠는 힘도 약해 젖이 빨리 돌지 않았다.

며칠 후 간호사가 잰 체중은 2.5kg. 출생 때보다 체중이 10퍼센트 빠지면 위험하단다. 젖을 얼마나 먹고 있는지 측정해 보자며 수유 전후 아기 몸무게를 쟀다. “에게~ 5ml밖에 안 먹었네요. 분유 보충을 해야겠어요” 젖병보다 엄마 젖은 아기가 힘껏 빨아야 나오기 때문에 턱 근육, 인내심, 조절 능력이 어릴 때부터 키워지는데… 완모(완전 모유) 수유의 자존심이 와르르 무너졌다.

완모했던 첫째 둘째는 확실히 친구들에 비해 건강했다. 모유를 포기하고 싶지 않았다. 나는 아기가 먹고 난 후 가슴에 남아있는 모유를 짜 모아 젖병에 채워 그걸 먹였다. 모유 생성 호르몬이 많이 분비되는 새벽에는 아기에게 직접 수유하며 유축을 반복했다. 덕분에 병원에서도 놀랄 만큼 모유량이 금세 많아졌고 퇴원할 때는 아기의 체중도 늘었다. 하지만 집에 와서는 불안했다. 아기가 먹는 모유량을 내 눈으로 확인하고 싶었다. 출산 후 그릇 하나 드는 것조차 손목이 아팠지만 미세 체중계를 구입해 수유할 때마다 아기를 체중계에 놨다 들었다 하며 얼마나 젖을 먹는지 확인했다.

아기 체중 빠져 수유량에 연연하며 체중 재고 유축 반복
아기를 로봇처럼 대했구나!

아기가 먹을 젖양을 유지하려고 아기가 잘 때마다 틈틈이 유축도 하다 보니 어느새 내 얼굴은 노래졌고 어지럽기까지 했다. “마지막 산후조리 진짜 잘해야 된다”는 말을 귀에 딱지 앉도록 들었는데 수유도 쉽지 않고, 첫째 둘째도 돌보아야 해서 조리는 커녕 몸은 더 힘들었다. 그러다보니 온 가족이 잘 도와주는데도 조그만 것에 괜히 섭섭했고 그런 내 모습에 또 화가 났다.

나의 하소연을 계속 듣던 엄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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