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 자존심 지키는 일
Rawia Arroum 소설가
“엄마, 저 기자 될 거예요!” 어느 가을날 어머니에게 했던 전화가 기억난다.
라 시오타로 이사 온 지 몇 달 후, 나는 집에서 가까운 곳에 신문사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프랑스 남부에서 가장 유명한 신문사였다. 떨리는 마음으로 이력서를 들고 편집실 문을 두드렸다. 직원을 구하고 있는지만 알아볼 생각이었지만 마음속으로는 취직까지 되기를 기도하고 있었다. 사무실에 있던 기자는 마침 팀을 재구성하는 중이라며 잘 찾아왔다고 했다. 면접 전인데도 마음이 들떠 엄마한테 전화로 이 사실을 말했다. 엄마는 ‘기다림은 언제나 보상을 준다’고 말하면서도 전화를 차분히 기다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일주일, 그리고 또 일주일을 기다렸는데도 내 휴대폰은 조용했다. 내가 잊혀진 건 아닐까? 채용이 벌써 끝났다면? 나는 다시 그 신문사를 찾아갔다. 전에 봤던 직원이 편집장의 전화번호를 알려주며 직접 연락해 보라고 했다. 그날 오후 편집장에게 메일을 보내고 얼마 지나지 않아 신문사로부터 면접을 보러 오라는 답장을 받았다. 내 그간의 경력에 관심이 많다고도 했다. 당장 엄마에게 전화를 걸어 “엄마, 저 기자 될 거예요” 외쳤다. 엄마는 면접 결과를 기다려야 한다며 나의 흥분을 가라앉혔다.
면접 당일 한참 준비하고 있는데 면접 30분 전, 갑자기 사이렌이 울렸다. 창밖을 내다보니 거리가 소방차로 꽉 막혀 있었다. 화재가 난 것이었다. 시민들에게 밖으로 나가지 말라는 안내방송이 계속 나왔다. 당황스러웠다. 왜 하필 지금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 순간 나는 나가기로 결정했다. 무사히 편집국에 도착했는데 “모든 기자들이 화재 현장을 취재하러 갔어요. 한 시간 후에 다시 오세요” 하는 것이었다.
신문사에서 나오는 길에 소방관과 마주쳤다. 순간 ‘내가 진짜 기자처럼 취재하면 어떨까’ 아이디어가 스쳤다. “이젠 괜찮은가요?” “네, 불길이 잘 잡히고 있어요” 나는 조심스럽게 “저는 기자입니다”라고 운을 떼었다. 다행히 그 소방관은 기자증을 요구하지 않았다. 나는 계속 질문하며 그의 대답을 메모했다. “불이 어디에서 났죠?” “가스레인지요. 외출 전에 불 끄는 것을 잊은 거죠” 부상자는 없었지만, 아파트가 거의 폐허가 됐다고 했다. 아파트 앞으로 가서 잔해와 거리 이름, 소방차까지 사진으로 찍었다. 서둘러 촬영한 사진을 배치해 관련 기사를 작성한 후 다시 면접을 보러 갔다.
구술 면접과 필기시험이 진행됐고 화재에 대해 쓴 기사도 제출했다. 그들은 나의 기사를 보고 매우 만족스러워했다. 편집장은 벌써 라 시오타에 있는 매장 관리자 두 명을 인터뷰하도록 나를 보내고 싶다고 하면서, 이것이 내 첫 번째 임무라고 말했다. 설명이 이어질수록 내 열정은 더욱 끓어올랐다. 하지만 면접이 끝나도록 연봉에 대한 이야기가 없었다. 그래서 내가 먼저 이야기를 꺼냈다. 나는 급여를 아주 적게 받는 것은 상관없다고 생각했다.
“신문사 사정이 좋지 않아 처음에는 급여를 지급할 수 없습니다” 나는 잘못 들었다고 생각했다. “무급으로 일하라는 건가요?” “우선은 그렇죠. 일단 기사를 써서 제출해 보고 그 기사로 결정합시다!” 프랑스에서 노동자에게 돈을 주지 않아도 되는 유일한 기간은 인턴십 기간뿐이다. 그녀는 나를 정규직이 아닌 인턴으로 고용하기를 원하는 것이었다. 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