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예술 이야기
홍신자 무용가

감정에 충실한 나에게도 더 잘 울기 위한 연습이 필요했던 때가 있었다.
<제례>라는 작품을 만들기 전까지, 나는 언니에 대한 슬픔을 제대로 드러낼 수가 없었다. 매일 누워서 병치레하는 언니, 히스테릭하면서도 가엾은 언니의 모습을 보면 가슴이 미어지게 아프면서도 그 속내를 꼭꼭 숨겨야만 했다.
가늘어지는 머리칼과 생기를 잃어가는 얼굴, 죽음이 천천히 언니를 갉아먹는 모습을 지켜보며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곤 그저 최대한 슬픔을 들키지 않는 것, 그래서 언니에게 드리운 죽음의 그림자를 언니가 알아채지 못하게 하는 것이었다.
아마 가족들도 나와 같은 마음이었을 것이다. 슬픔을 드러내지 못하면 마음속에 골병이 든다는 것을 나는 가족들과 나의 얼굴을 보며 느꼈다.
가늘어지는 머리칼과 생기 잃어가는 얼굴, 죽음이 천천히 언니를 갉아먹는 모습 지켜보며
“신자야, 오늘 나 어떻니?”
“예뻐”
“신자야, 나 오늘 좋아 보이지 않니?”
“응, 다 나은 것 같아”
언니는 매번 내게 그렇게 묻곤 했다. 언니를 생각할 때마다 그 서늘하고도 슬픈 음성이 귓가에 생생하게 맴돌았다. 밖으로 뛰쳐나가 울고 싶었지만 그러지 못했다. 그런 기색조차 들키고 싶지 않았다고 해야 할까. 그저 언니에 대한 슬픔이 가슴속에 웅덩이처럼 고여 있는 채로 하루하루를 버텨냈다.
해소되지 않은 슬픔은 마침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