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통일, 나의 시련

뉴엔 밴동 사업가

나는 남베트남 지역에서 농사꾼의 자식으로 태어났다. 조상들은 모두 가톨릭 신자였고 나도 태어난 지 며칠 후 세례를 받았다.
내 신앙은 스무 살 때 큰 도전을 받게 되었다. 1975년 4월 30일, 전쟁이 끝나고 베트남의 북과 남이 통일된 것이다. 그렇지만 남베트남의 젊은 가톨릭 신자들에게는 새로운 과제가 생겼다. ‘공산국가에서 과연 신앙을 지킬 것인가’

공산주의자들은 종교를 일종의 아편이라 여겼다. 미혹한 사람들만이 신을 믿는다는 것이다. 베트남 공산정권은 가톨릭 청년들에게 신앙을 포기하도록 종용했고, 시간이 흐를수록 소위 ‘진보 시민’이 되어 무신론을 받아들이는 사람들이 점차 늘어갔다.
당시 베트남은 중앙계획경제였다. 전쟁 후 실업률이 치솟았다. 농사일을 제외하고 모든 일자리는 국영기업에서만 구할 수 있었다. 직장에서 승진하려면 공산당이 후원하는 조직의 추천을 받아야 했다. 당원이 아니면 안정된 일자리조차 보장받을 수 없었다.

나는 규모가 상당히 큰 기업에 들어가 적지 않은 임금을 받고 있었다. 열성을 다해 업무를 수행하자 회사에서는 나를 관리부서의 책임자로 승진시켜 주었다.
겨우 스물세 살에 경영위원회에 직접 보고만 하면 되는 고위직에 오르니 스스로 대견스러워할 만했다.
며칠 뒤, 회사 소속 공산주의 청년동맹 대표자들이 찾아와 지도위원회 활동을 적극적으로 하자고 나를 독려했다. 과업을 성공적으로 완성하면 미래를 보장받게 되리라는 언질을 주었다.

공산주의 청년동맹에서 가톨릭 신자 아니라고만 하면 미래 보장된 지도위원 추천한다며…

조건은 단 하나, 내 신앙을 부정해야 하고 지원서와 이력서에 가톨릭 신자가 아니라고 기입해야 위원으로 받아들여 준다는 것이었다.
난 그 제안을 거절했다. 내 선택으로 어떤 불이익을 받게 될지 알고 있었다. 성공에 대한 야망이 컸던 내게 그것은 매우 힘든 결정이었다.
당장 직장을 잃을 수도 있었지만 타협할 수는 없었다. 내가 두려워한 것은 인간이 아니라 하느님이었다. ‘주님을 경외함은 지식의 근원이다(잠언 1, 7)’
그 후 나는 고립무원의 상태에 빠졌다. 경영위원회로부터 어떤 신뢰도 받을 수 없었다. 내 미래는 절망과 두려움으로 휩싸여 갔다.

1976년에서 1978년 사이, 많은 베트남 사람들이 해상을 통해 국외 탈출을 시도했다. ‘보트피플’ 중 상당수가 바다에 빠져 죽고, 약탈과 강간을 당하고, 굶어 죽었지만, 제3국으로 가면 보다 나은 삶을 살 수 있다는 희망을 버리지 않았다.
미래를 걱정하던 아내와 나도 탈출하려고 백방으로 노력했다. 신앙을 지키며 인간답게 살 기회를 달라고 기도했다.
첫 번째 탈출 시도는 실패였다. 나는 임신 중이던 아내와 함께 투옥되었다. 감옥에 갇혀 있는 동안 계속 기도하며, 하느님의 결정에 순종하기로 하고, 수감 기간을 오히려 좋은 묵상의 시간으로 여겼다.

아내는 출산이 임박해 석방되었지만, 우리의 첫아이는 태어난 지 일주일 만에 숨을 거두고 말았다.
그로부터 40일이 지난 후에야 풀려났지만 현실은 혹독했다. 직장도, 친구도, 미래도 없었다. ‘도대체 하느님께서는 왜 이 모든 어려움을 주셨을까?’
그 후 우리는 두 번째, 세 번째 탈출을 시도했고 번번이 체포되었다. 출소 후엔 주머니에 한 푼도 남아있지 않아 이웃에게 먹을 것을 구걸해야 했다. 나는 살아남기 위해, 가족을 먹여 살리기 위해 무슨 일이든 마다하지 않고 했다.

네 번째 탈출 준비를 하던 중…

뉴엔 밴동 사업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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