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물결이 만난 사람
밀튼 호지 ICOTECH대표

대가 없이 낯선 사람들을 손님으로 재워주고 먹여주다 며느리까지 보셨다니 인연이란 게 참 신기하네요
한국 사람들과의 인연도 그래요. 앨라배마주 변호사시험에 응시하려는 한국 학생 아홉 명이 우리 집에서 먹고 자고 하면서 첫 인연을 맺었잖아요. 그 학생들이 주변 사람들에게 우리 집을 소개해 주면서 많은 한국인들이 우리 집에 오게 되었어요.
언젠가 아내와 캘리포니아 여행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중이었어요. 몽고메리행 비행기로 환승하려 텍사스 댈러스 공항에서 기다리는데, 옆에 한국인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있는 거예요. 아내한테 “저 사람들 한국인 같지 않아?” 그러고는 대뜸 말을 걸었어요. 갑자기 친한 척하는 저를 보고 오지랖 넓은 미국인이라고 생각했을 거예요.웃음
한국의 오페라 성악가 한 명과 그녀의 제자들이었는데, 그들도 마침 인천공항에서 몽고메리로 가는 중이었어요. 비행기를 기다리는 내내 대화를 나누게 되었죠. 그동안 한국 손님들을 꽤 많이 치른 덕인지 대화가 자연스럽게 잘 흘러가더군요.웃음
몽고메리에 도착하자 성악가의 남편이 그들을 마중 나와 있어 그와도 인사하게 되었어요. 저희는 그들을 저녁 식사에 초대했고, 7년이 지난 지금까지 우정을 쌓아가고 있어요. 그 남편이 앨라배마에서 운영하는 식당에 전기나 기계에 문제가 생길 때마다 제가 도와주러 가요. 마치 아버지와 아들처럼 지내죠.
손님들을 맞이하면서 분명 힘든 점도 있으셨을 텐데요
우리 집에서 1년 넘게 함께 살았던 한 남자 손님은 침대 커버를 한 번도 세탁하지 않았어요. 처음엔 하얗던 시트가 누렇다 못해 갈색이 되더군요.웃음 그 손님이 떠나자마자 우리는 ‘자기 방은 스스로 치운다’는 규칙을 만들었어요.
다행스러운 것은 골치 아픈 손님들을 겪으면서 ‘더 이상 집을 내주지 말자’ 이런 생각이 들지는 않았다는 거예요. 오히려 그런 손님들 덕분에 생각지 못했던 규칙을 만들게 되었고 다음 손님을 들일 때 개선할 수 있었어요.
한번은 마약 재활 프로그램을 마친 한 청년이 집을 구하고 있었어요. 마약에 대한 유혹을 완전히 차단하기 위해 어울렸던 사람들과 멀리 떨어진 곳을 찾고 있었죠. 당시 10대인 아들도 둘이나 있어 받아들일지 걱정이 앞섰어요.
하지만 그는 마약 재활 프로그램을 잘 마친 상태였고 더 이상 마약에 손대지 않겠다고 약속했죠. 혹시라도 약속을 어기면 바로 나가겠다는 조건으로 그를 집에 들이기로 했어요. 집세나 공과금을 전혀 받지 않는 대신 잔디 깎기 같은 집안일이나 제 아들들과 밖에 나가 노는 것을 해달라고 했어요. 그렇게 몸을 움직이는 게 그에게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괜한 유혹 거리를 주면 안 된다는 생각에서 돈이나 총, 술을 모조리 치웠어요. 특히 저는 한국 친구들과 소주를 기울일 정도로 술을 좋아했는데 그를 집에 들이면서는 모든 술을 버렸어요. 그렇게 그와 거의 2년 동안을 즐겁게 보냈어요.
그런데 어느 순간 그가 다시 마약에 손을 대기 시작했어요. 그를 정말 아꼈기에 약속을 어긴 그에게 우리 집에서 떠나달라고 말하는 것은 참 힘든 일이었어요. 성경을 찾아보고 목사님과 교인들에게 조언도 구하면서 당장은 마음 아프지만 그를 내보내는 게 서로에게 좋겠다는 결심이 섰죠.
10대 아들 있는데도 마약 청년 집에 들였는데 마약 다시 해 성경부터 찾아봐 ‘성경으로 현실 문제도 해결’
자녀들도 그가 마약 한다는 것을 알았나요?
그 당시 아들들이 10대였는데 처음 그 청년을 들일 때부터 모두 알려줬어요. 저희가 24시간 그 청년을 곁에서 돌볼 수는 없는 거잖아요. 그래서 저희가 집에 없을 때는 아이들이 그가 마약을 하는지 잘 살펴보게 했어요. 그리고 다시 마약에 손댔을 때도 그 사실을 아이들에게 알려줬죠. 마약이 어떻게까지 사람을 파괴하는지 직접 보고 느끼기를 바랐어요.
청년을 집에 들이고 내보내기까지의 과정을 겪으면서 아들들이 어려운 상황을 어떻게 대처해 나갈지 많이 배웠다고 해요. 저희 부부가 머리로 해결하려 하기보다는 성경부터 찾아보는 것을 보고 배우며 ‘성경 말씀으로 현실적인 문제도 해결할 수 있구나’ 그런 생각도 해본 거죠.
힘든 일도 긍정적으로 풀어 나가는 힘이 있으신 것 같아요
사실 저는 혼자 있는 시간을 굉장히 좋아했어요. 그런데 손님을 집에 들이면서 제 사생활을 버려야 하는 게 큰 도전이었죠. 침실에서 거실로 나올 때 속옷만 입고 나오고 싶은데 매번 옷을 챙겨입고 나와야 하잖아요.웃음 그때마다 기도했어요. “주님, 당신이 이 사람들을 저에게 데려오셨습니다. 저는 이 문제를 극복할 수 있습니다”
또 다른 문제는 가족과 함께 보내는 시간을 손님들과 공유해야 한다는 거예요. 우리 가족끼리만 휴가를 보내거나, 짧은 여행을 가는 것도 쉽지 않았죠.
그런 데다 전기, 식량, 교통비 등 추가로 돈도 많이 들었어요. 가끔은 “내가 이렇게 돈을 써야 하나? 돈을 의미 있게 쓰고 있는 것인가’ 회의가 들 때도 있었지요. 하지만 그럴 때마다 성경을 읽었어요.
사람들은 ‘인생에 답이 없다’고 마치 그게 진리인 것처럼 말하는데, 사실 성경에는 명확한 답이 있어요. 내가 어떤 사람인지, 그리고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해 무엇을 바꿔야 하는지, 어떻게 사람들을 더 사랑해야 하는지 분명하게 담고 있거든요. 성경을 보며 주님이 우리를 돌보실 거라는 믿음이 생겼고 신기하게도 정말 필요한 것을 제때 주신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저희가 그 많은 손님을 접대하면서 돈이 부족한 적은 한 번도 없었거든요.
정말 필요한 것은 주님이 알아서 챙겨주신다는 것을 어떻게 느끼셨어요?
어느 날 우리 집 현관 앞에 커다란 봉지가 놓여있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