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만 목수

김재환 목수

처음 보는 사람이 아버지를 찾아왔다. 친구분 소개로 일하러 온 목수 같았다. 아버지는 그 목수에게 판자 두 개를 주면서 대패질을 해보라고 하였다. 한참 뒤 목수가 대패질을 마친 판자 두 개를 아버지께 드렸다. 아버지는 그를 샘으로 데리고 가더니 판자 두 개를 물속에 담가 물로 붙게 한 다음 떼어보라고 하였다. 판자는 그냥 떨어졌다.
이번에는 그가 지켜보는 가운데 그가 대패질하였던 판자 두 개를 아버지가 다시 대패질했다. 아버지는 그와 다시 샘으로 가서 물속에 담근 후 꺼낸 다음 떼어보라고 하였다. 그러나 이번에는 떨어지지 않았다. 아니, 뗄 수가 없었다. 그 목수는 오랫동안 아버지와 함께 일을 하였다.

굵은 빗방울을 뿌리던 어느 여름 나는 한 젊은이와 가락시장 부근에서 함께 일하고 있었다. 20일 넘게 함께 일하다 보니 친숙해졌다. 1년 남짓 그는 아파트 거실을 넓히거나 벽이나 방을 만들어 주는 일을 해왔는데 이번에 상가일을 배우기 위해 왔다며 내가 일하는 것을 눈여겨보았다. 작업의 명칭과 일하는 방법, 공구의 이름을 묻곤 하였다. 그는 나와 비슷한 일당을 받고 있었는데 한 3년 정도 배워서 재주만 부리는 곰으로만 살지 않고 독립하여 사업할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

어느 날 그는 <손수 우리 집 짓는 이야기>란 책을 보고 많은 도움이 됐다고 했다. 다음날 그 책을 사 읽어보았는데 목수들에게 꼭 필요한 내용이 들어있었다. 내가 그동안 목수하면서 배운 기술을 젊은이들이 쉽게 배울 수 있도록 글도 써야겠다 마음먹었다.

며칠 후 중간띠를 두르고 알판 붙이는 일을 그와 함께하게 되었는데 그 젊은이는 어떻게 된 셈인지 톱도 대패도 망치도 없었다. 못주머니는 있었지만 그것도 잘 착용하지 않았다. 타카핀도 아무 곳에나 두고 써서 여기저기 흩어져 있었다. 그를 지적하기도 뭣해 타카핀 담을 그릇을 슬그머니…

김재환 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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