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익수 다담마이크로(주) 대표이사
넷플릭스는 영화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공하고 콘텐츠 제작을 하는 거대한 다국적 기업이다. 창업자 리드 헤이스팅스는 어떻게 이런 기업을 만들 수 있었을까?
넷플릭스의 성공은 특별한 기업문화에 기반한 것이다. 회사가 지속적인 성장을 하려면 집단적 효율성이 극대화 되어야 하고, 집단적 효율성은 결국 역동적인 협업의 힘에서 나온다고 믿는다. 이를 위해 높은 인재 밀도 구축, 업계 최고의 연봉 제공, 라이브 360도 평가 방식, 솔직한 피드백 문화 등을 꾸준히 실천해 왔다.
대학 시절 종종 1박 2일의 MT를 가면 모두 한방에 둘러앉아서 재미 삼아 ‘도마 씹기’를 하곤 했다. 한 사람씩 도마 위에 올려놓고 공개적으로 칼질하는 프로그램이다. 정제되지 않은 솔직한 표현으로 선배와 동료의 잘못을 들추어내는데 꽤나 특별한 시간이었다. 도마 위에 올려진 당사자에게는 동료들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 수 있는 기회이고 개인의 단점을 솔직하게 까발려서 서로 친해지자는 것이 목적인 놀이였다.
넷플릭스의 ‘라이브 360도 평가’ 프로그램과 비슷하다. 도마 씹기와 다른 것은 사적으로 친해지자는 목적이 아니다. 효율적인 업무 수행과 협업에 장애가 되는 개인의 단점과 태도를 공개적으로 지적하고 입장을 듣는다.
팀장을 포함한 8명의 팀원이 한 방에서 무려 3시간 동안 이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대략 30%의 칭찬과 70%의 비판으로 3시간을 어떻게 채울지? 팀원 모두가 보는 앞에서 자신의 단점과 잘못에 대해 거침없이 동료의 지적을 받는 모습을 떠올려보면 눈물이 쏙 빠질 것이다.
특정 개인을 올가미를 씌워서 매장하는 목적이 아니다. 협업에 방해되는 업무 방식을 해결하려는 목적이다. 고쳐야 할 나쁜 태도라고 모두에게 지적받으면 그냥은 넘어갈 수 없는 것이 건강한 회사의 정상적인 문화이기 때문이다.
넷플릭스의 ‘솔직한 피드백’ 문화는 많은 돈을 투입한다고 해서 만들어지지 않는다. 상사와 동료의 잘못이나 약점을 눈치 안 보고 비판할 수 있어야 하고 부하 직원이나 동료의 비판을 선의로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한다.
비판이 당장은 아프지만 앞으로 내가 성숙하는데 도움 되는 쓴 약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넓은 마음과 인격도 갖추어야 한다. 그리고 회사의 구성원이 이것이 진정 회사 발전에 도움이 된다고 마음으로 받아들여야 가능하다.
이런 아량을 갖춘 사람들로만 구성된 조직만이 이 기업 문화를 실천해 나갈 수 있다. 넷플릭스가 이런 조직을 갖추기까지 어떤 가치를 중시해 왔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