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휴가도 나가기 전에 부대 내에서 불의의 사고로 20년 12일이라는 짧은 생을 살다 간 알렉산델의 아버지를 만났다. 알렉산델은 과속으로 달리던 한 운전병의 차에 치여 그 자리에서 숨졌다고 한다. 사고 소식을 듣고, 그가 안치되어 있다는 병원으로 달려가는 동안 심장이 폭발하고 애간장이 다 녹아드는 것 같았던 가족들의 심정은…
그런데 알렉산델의 아버지와 어머니, 가족들은 사고를 낸 운전병을 용서했다. 뿐만 아니라 ‘사고를 낸 아이가 처벌받는 것을 원치 않으니 석방해 주십시오. 우리는 그 아이를 용서합니다’라는 진정서를 제출해 그가 석방되어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어느 순간, 이 일은 사람의 생각이나 판단의 잣대로는 해답이 없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가해자를 용서하고 군부대에도 관대할 수 있었던 것은 저희 스스로 생각한 것이 아니고 저희 가족의 평화를 위하여 주신 은혜입니다” 착하고 깨끗하게 살았던 한 젊은이와, 그를 잃고 마음 아파하는 가족들의 희생이 있었지만, 그것은 분명 생명을 주는 힘이 있음을 믿는다.
“이곳에서 처음 본 하늘이 왜 그리도 아름답던지 세상에 태어나 제가 처음 본 하늘도 이처럼 아름답지는 않았으리라 생각됩니다. 이곳은 아침이면 눈부신 햇살이 있고, 해질녘엔 붉은 노을을 볼 수 있는 바깥세상입니다. 언제까지나 죄인으로 남아있어야 할 저에게 삶을 다시 시작할 수 있도록 배려해 주신 분들, 제 마음속엔 제게 새 생명을 주신 제2의 부모님으로 남아 있습니다. 22년의 세월 속에 삶의 진정한 의미를 전 지금 찾았습니다. 저 정말 열심히 살겠습니다. 제 실수로 많은 분들께 준 상처를 삶의 중심에 두고 이젠 모든 분들께 진정으로 은혜 갚으며 살겠습니다”
-사고 낸 운전병이 알렉산델 가족에게 보낸 편지 중에서-
이상각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