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힛!

최옥식 前 영남대 교수

‘선생님, 큰일 났습니다! 교사 A와 B가 싸워요’ ‘뭐?’
점잖게 한마디 하려는데 불쑥 입에서 ‘히힛!
한마디가…

1970년 여름, 산간 학교를 동곡이라는 강가에서 연 일이 있었다. 나는 부교장으로 동행했다. ‘학교’라 했지만 정작 황무지에 펼친 피난민촌 같은 텐트촌이었다.
아이들을 데려다 놓고는 “너희가 밥해라, 너희가 빨래해라” 하면서도 시간만 되면 꼬박꼬박 기도와 묵상을 시켰다.
이틀쯤 지나자 상황은 한계에 이르렀다. 살갗만 스쳐도 신경질이 이는 판에 마침내 일이 터졌다.

동곡천 개울에서 첨벙거리는데, 교사 대표가 달려왔다. “선생님, 큰일 났습니다!” “왜?” “교사 A와 B가 싸워서, A는 보따리 싸 들고 집에 간답니다” “뭐? … 둘 다 이리 오라고 해!”
말을 뱉고 나니 아찔했다. 긴장 탓에 사소한 일로 다툴 수는 있다지만, 늘 붙어 다니던, 단짝이던 둘이 갈라서면 이번 산간 학교는 어찌한단 말인가.

20미터, 10미터, 5미터… 점점 다가오는 그들에게 무슨 말을 어떻게 해야 하나. ‘공자 맹자를 들먹여? 아니야. 두들겨 패?’ 그럴 수도 없다. 감정이 바싹 오른 사람들 앞에 쓸 처방이 보이지 않는데, 어느덧 3미터, 2미터, 1미터. 그들이 코앞에 섰다.

점잖게 한마디는 해야겠다 싶었는데, 불쑥 입에서 튀어나온 말은 뜻밖에도…

최옥식 前 영남대 교수

spot_img

문화의 시대 우리는 문화적인가!

발행인 윤학 장인어른은 가끔 할아버지를 회상하곤 했다. 국민학교에 두루마기 차림으로 가끔 찾아오셨었다는 이야기며, 갓을 쓰고 장에 다녀오시다가 멀리 고갯길에서 무언가...

인생은 아름다워(Life is beautiful)

데스 브로피 Des Brophy 화가 가난 속에서도 어머니는 음악이 있으면 우리와 함께 항상 춤을 췄죠. 제 그림 중에 춤추는...

왕따 인생

고학찬 전 예술의 전당 사장 “딴따라과 나온 네가 어떻게 PD 시험을…”내 인생은 왕따 인생이에요. 중학교는 제주도에서 다니고 고등학교를 서울 사는...

권력버블의 정점

발행인 윤학 일본 사람들이 벼락부자의 꿈을 꾸기 시작했다. 자고 나면 오르는 부동산이 금세 팔리고 은행 융자로 더 비싼 땅을 사면...

베트남 통일, 나의 시련

뉴엔 밴동 사업가 나는 남베트남 지역에서 농사꾼의 자식으로 태어났다. 조상들은 모두 가톨릭 신자였고 나도 태어난 지 며칠 후 세례를 받았다.내...

관련 기사

나 네게 돈 준 일 없어!

최옥식 前 영남대 교수 사흘을 굶었다. 대학 신입생 때 사흘을 굶은 적이 있는데, 이번이 두 번째다. 주머니가 텅 빈 것이다. 누구 하나 기댈 데가 없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