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물결 편집실
父女對談 딸 묻고 아빠 답하고
나는 약삭빠른 사람들이 부러울 때가 있어. 이해타산이 빨라 손해도 절대로 안 볼 것 같은 사람들. 아빠! 요령 없는 내가 돈을 벌 수 있을까?
어릴 때부터 눈치가 아주 빠르고, 자기 이득을 잘 챙기는 그런 친구들이 많이 있어. 그들은 상황 파악이 빠르니깐 굉장히 잘될 것 같고 나는 뒤처질 것 같은 그런 두려움이 있지. 그런데 현실은 그렇지 않더라.
그 상황 판단이 빠른 사람들은 늘 그 상황에 몰두해야 하잖아. 그러니까 멀리 있는 목표, 자기가 정말 해야 될 어떤 목표를 향해서 가는 것에는 신경을 많이 못 써. 결국 약삭빠른 사람들은 그 상황에서는 앞서 나가지만 진짜 자기가 가야 할 근본적인 꿈을 놓치는 경우가 많아. 순간순간 경쟁에서 이겨야 하고 자기가 돋보여야 되고 순간순간 이득을 봐야 하니까. 그래서 이 사람들은 그 순간의 승부는 되지만 긴 승부는 지는 거야.
마찬가지로 그런 사람들이 바로 순간의 돈, 작은 돈을 벌기에는 굉장히 좋아. 그런데 아주 멀리 있는 큰돈, 자기가 정말 벌 수 있는 계획을 해서 꽤 긴 시간이 흐른 뒤에 벌 수 있는 돈은 벌기가 힘들어. 큰 목표를 가지고 있는 사람하고 작은 목표를 가지고 있는 사람은 엄청난 차이가 있거든.
아빠는 그걸 깨닫게 된 계기가 있어?
학창 시절 글쓰기 대회가 있었는데 어떤 애가 대상을 받아서 굉장히 부러웠어. 나는 어릴 때부터 글을 잘 쓰고 싶었는데 아무리 해도 잘 못 쓰더라고.
하루는 그 친구가 집에 가자 해서 따라갔어. 그 친구가 고구마를 가져오겠다고 부엌으로 가서 그동안 나는 그 애 책상 앞에 앉아 있었어. 그런데 책상 앞에 어떤 소설이 있더라고. 집어 들어서 쭉 보니까 그 애가 대상 받은 글하고 똑같더라고. 그 친구가 그 소설을 베낀 거야. 얼마나 약삭빠른지…
나는 그런 요령이 없었던 거지. 그렇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