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아름다워(Life is beautiful)

데스 브로피 Des Brophy 화가

가난 속에서도 어머니는 음악이 있으면 우리와 함께 항상 춤을 췄죠. 제 그림 중에 춤추는 노년의 여성들을 그린 그림이 있는데 어린 시절 어머니의 춤추는 모습이 마음에 깊이 남아 그런 유쾌한 그림을 그릴 수 있었어요.

동유럽의 작은 도시에서 당신의 그림을 봤어요. 세 여인이 우산을 쓰고 걷는 그림을 보고 저도 유쾌해졌어요
아일랜드에서 형제가 여섯 명이나 되는 대가족에서 자랐어요. 1950년대 아일랜드는 경제 사정이 몹시 나빴죠. 그런 가난 속에서도 어머니는 사람들이 집에 찾아오는 걸 좋아했고 음악이 있으면 우리와 함께 항상 춤을 췄죠. 제 그림 중에 춤추는 노년의 여성들을 그린 그림이 있는데 어린 시절 어머니의 춤추는 모습이 마음에 깊이 남아 그런 유쾌한 그림을 그릴 수 있었던 거 같아요.

미술과는 어떻게 만나게 되었어요
어렸을 때부터 그림을 그리고 싶은 열망이 강했지만 나이 들 때까지 정규 미술교육을 받지 못했어요. 어릴 적에는 그림 그리는 게 남자답지 못하다고 생각했거든요.
근데 영국의 훌륭한 수채화 화가이자 풍경화 화가인 존 그린스미스를 만난 거예요. 그에게서 정식 미술교육을 받았어요. 그는 저를 가르치는 걸 좋아했어요. 지금 83세인 그를 저는 괴짜 영국 신사라고 불러요.
첫 전시회 때, 다섯 점의 그림을 걸었는데 전시가 끝나고 작품을 가지러 갔더니 이미 다 팔렸다는 거예요. 사람들이 내 작품을 원한다는 걸 알았을 때 엄청난 기분이었어요. 하지만 그때까지도 제가 그림으로 유명해질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죠. 그런데 제 그림이 계속 팔리는 거예요.

경찰관과 그림은 아무런 관계가 없어 보이는데 그 경험이 그림에 어떤 도움이 되었나요
경찰관으로 22년이나 일하면서 재미있는 일도 많았어요. 경찰관들은 사람들이 말이 아닌 몸으로 얘기하는 걸 이해하는 훈련을 받거든요. 특히 술 취한 사람들은 경찰관이 보고 있다는 걸 알면 똑바로 걸으려고 애쓰는 데 아주 걸작이죠.
이런 경험은 제가 나중에 술 마시는 남자들을 그림으로 그릴 때 아이디어를 주었어요.
BBC 방송에 출연한 적이 있어요. 제가 경찰이면서 또 다른 의미 있는 일을 하는 걸 다큐멘터리로 보여주게 된 거예요.
가장 재밌었던 일은 그 다큐멘터리를 찍느라 제가 촬영팀과 함께 밴을 타고 가고 있는데 근처에서 강도사건이 일어났다는 메시지를 받은 거예요. 세 남자가 물건을 훔쳐 달아나고 있는 상황이었어요.
우리는 제작사 밴을 탄 채로 강도들을 추격했어요. 그들이 진입로를 통해 숨어들려고 할 때 그들을 따라잡았고, 추격 끝에 체포했어요. 그 방송 덕분에 제가 미국 전역에 알려질 만큼 유명해졌어요.(웃음)
그 후 미국의 몇몇 유명 화가들과 함께 초청받아 여객선을 타고 항해하며 전시를 했는데, 제 그림이 모두 팔렸어요. 선상 경매에서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제 그림을 좋아하니 얼마나 행복했겠어요.
한국으로도 제 작품을 보냈었는데 한국 주소 적는 게 되게 어렵더라고요. 거의 그리듯 적었어요.(웃음)

그림이 아주 재밌습니다
다양한 스타일로 그리려고 시도하지만 어쩐지 언제나 제가 좋아하는 유머로 돌아가는 경향이 있어요.(웃음)
제 마음을 아는지 사람들이 제 그림을 보고 잘 웃어요. 그림 속 인물에서 자기 자신이나 가족, 친구들의 모습을 발견하고 그게 그들을 즐겁게 만드나 봐요. 참 고마운 일이죠.
특히 제 작품을 사 간 사람들 중에는 의사도 많은데, 병원 대기실에 걸어두려고 산대요. 환자들이 진료실에 들어오기 전에 그림을 보고 기분 좋아지라고요.

그림처럼 삶도 즐거우신가요?
즐거운 장면을 그리면 제 얼굴에도 미소가 지어지는 걸 알 수 있어요. 폭풍우 치는 하늘과 거친 파도를 그릴 때는 저도 잔뜩 긴장해서 그림 안에 집중하게 되죠.
그림을 그리고 나면 종종 아내 일레인 앞에 가지고 가서 “어떻게 생각해?” 물어봐요. 만약 10초 동안 아무 말도 없으면 뭔가 잘못됐다는 거예요. 그래서 저는 그걸 ‘10초 법칙’이라고 말해요.(웃음)

미국의 유명 화가들과 함께 초청받아 여객선을 타고 항해하며 전시를 했는데, 제 그림이 모두 팔렸어요. 선상 경매에서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제 그림을 좋아하니 얼마나 행복했겠어요.

영국 공군에 있을 때 아프리카, 싱가포르와 동남아시아, 지중해 그리고 몰디브까지 많은 곳을 다녔어요.
그러다 보니 나와 다른 사람들을 이해할 필요가 있었어요. 또 사람들을 자주 관찰해요. 사람들이 걷는 태도, 움직이는 모습, 경계를 푼 순간의 모습들이 저를 사로잡거든요. 지금 인터뷰를 하면서도 저는 당신들의 모습을 작품에 그려내기 위해 공부 중이에요.(웃음)

한국 관람객들에게 꼭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나요?
사람들이 경계를 풀고, 춤추는 사람들을 보며 기쁨을, 거친 바다를 헤쳐 나가는 배를 바라보며 에너지를 느끼면 좋겠어요. 딱 두 단어, 기쁨과 에너지! 그게 제가 표현하고자 하는 전부예요.

화가 데스 브로피 Des Brop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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