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갑, 그 구원의 사진

나의 예술 이야기

정명지 교사

김영갑갤러리두모악 제공

김영갑과의 만남은 내게 지극히 운명적인 일이다. 그 시작은 작고 우연이었지만, 그 다다름이 지극히 크고 깊은 필연이라는 점에서.
내가 처음 그를 만난 것은 갑자기 닥친 큰 불행 앞에서 깊은 절망에 빠져 있을 때였다. 그 무엇도 나를 구원해 주지 못했다. 그 누구의 위로도, 그 어떤 경구도, 심지어는 하늘을 향한 기도도.
가슴이 저미는 아픔 속 어느 날, 나는 마음 둘 곳이 없어 그냥 자주 가던 서점에 갔다. 딱히 무슨 책을 보려던 것도, 사려던 것도 아니다. 사실 책이 눈에 들어올 리가 없다.

그렇게 서성이던 중 무심결에 책 한 권을 집어 들었다. ‘그 섬에 내가 있었네’였다. 사진과 글이 함께 있는 한 사진작가의 책이다. ‘아름다운 풍경이나 찍은 사진집이겠지’ 가벼운 마음으로 대강대강 넘기다가 무심코 사진들에 눈이 갔다.
이게 무슨 일인가. 이제까지 불안과 절망으로 들끓던 내 마음이 서서히 가라앉으면서 평화로워지는 것이다. 그때 나는 그 사진들에서 내 마음을 따뜻이 데워주는 위로의 손길을 느꼈다. 그것은 분명 ‘구원’이었다. 이 사진이 무엇이길래, 사진이 사람을 구해 주는가. 놀라운 일이다. 이 사진은 어찌하여 하느님을 향한 기도로도 얻지 못한 평화를 내게 안겨 주는가. 큰 의문에 싸여 그 책을 사 들고 집으로 가서 단숨에 읽었다.

왜 그 사진들이 나를 구원해 주었는가를 나는 알게 되었다. 왜냐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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