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떠날 때 – 메추리 이삿날

다시보는 톨스토이

귀리밭에 새끼를 친 어미 메추리는 행여나 주인이 추수를 할까 무척 걱정이 되었다. 하루는 먹을 것을 구하러 가면서 새끼들에게 사람들이 하는 말을 잘 들어두라고 시켰다. 저녁 무렵 어미 메추리가 돌아오자 새끼들이 말했다.
“큰일 났어요. 주인이 ‘귀리들을 베어낼 때가 되었구나. 이웃 사람들에게 귀리를 베러 와달라고 부탁해라’하고 아들에게 말했어요. 내일 아침 일찍 낫질을 할 거예요”
어미 메추리는 “괜찮아. 아직 귀리를 베어내진 않을 테니 걱정 말아라” 말했다.

다음날 어미 메추리가 돌아오자 새끼들이 말했다.
“어머니, 아무도 도와주러 오지 않자 주인이 아들에게 말했어요. ‘친척들에게 가서 내일 꼭 귀리를 베어달라고 부탁드려라’”
그 말을 들은 어미 메추리가 말했다. “얘들아, 겁먹지 마라. 내일도 역시 낫질을 하지 않을 거야”

다음날 “오늘은 어땠어?”
“오늘도 친척들이 오지 않았어요. 주인이 아들에게 이렇게 말했어요. ‘아들아, 더 이상 기다릴 수 없구나. 내일 동틀 무렵 우리가 직접 추수를 하자꾸나. 낫을 잘 손질해 두거라’”
“이런! 남이 도와주기를 기다리지 않고 그 사람이 직접 마음먹었다면 그렇게 할 거야. 이제 떠나야겠구나”

그림 띠그란 하코피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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