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진 전영진어가 대표
신혼여행 갔다가 점심을 먹은 분이 굉장한 감동을 받았다는 이야기를 하더군요. 음식으로 사람을 감동시키는 힘은 어디서 나오는지 궁금해요
‘먹방’이 유행하지 않던 80년대부터 <전영진어가>는 각종 매스컴을 통해 유명세를 떨쳤고, 90년대 후반에는 일본 NHK에 두 차례 방송되기도 했는데, 당시 상당한 출연료는 거절했어요. 일제강점기 35년간 일본인들에게 어쩔 수 없이 고개 숙이며 살아온 시절을 생각하면, 우리 음식이 대단하다고 제 발로 찾아와 알리고 싶어 하는데 출연료 받으며 고개 숙이고 싶지 않았대요. 일본뿐 아니라 미국, 독일, 중국, 대만, 홍콩의 관광객들로부터 호평을 받아왔어요.
‘전영진’은 창업주인 외할머니의 이름이에요. 외할머니는 1976년 정선군 남평리의 산골 마을에서 작은 식당을 시작하셨어요. 모래 반짝이던 조양강 둑 너머 허름한 일자형 한옥. 뒤로는 아담한 산이 병풍처럼 둘러져 있었어요.
작은 방 세 개와 대청이 있었고 아궁이 있는 주방이 전부였지만 정선에서 귀빈을 모셔야 한다면 단연 손꼽히는 소문난 식당이 되었어요.
손님들이 별러서 멀리서부터 잡수러 왔는데 그냥 돌아가면 서운할까 봐 단 하루도 쉬는 날 없이 영업을 했고, 많이들 찾아오는 것이 고마워서 15년 가까이 고집스레 값도 올리지 않으셨죠.
귀한 손님 모시는 곳으로 소문난 비결이 무엇인가요?
어린 시절부터 유독 할머니의 접객이 인상적이어서 기억에 남아요. 손님이 오면 어떤 차를 내는지, 어떤 반찬을 어떤 재료로 얼마만큼 숙성했는지, 효능은 어떠한지 밥상에 대해 일일이 말씀해주시곤 했어요.
할머니의 접객은 라이브 공연처럼 손님에 따라 다르게 펼쳐져요. 한번은 유명 가수가 방문을 했어요. 할머니는 그 손님 방에서 음식 설명을 마치고는 노래를 부르고 나오셨죠. 저는 그 상황이 궁금해서 물었어요.
“할머니, 손님 방에서 왜 노래를 불렀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