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주파 암 치유의 길로

정소령 의사

‘암’하면 당연히 수술부터 생각하는데, 암의 종류나 크기에 따라 수술하지 않고 치료하는 법이 있다고요.
수술은 문제가 있는 부위 전체를 제거하는 방식이에요. 고깃덩어리 안에 문제가 생겼다고 생각해 보세요. 그 고깃덩어리를 밖에서 보면 안에 뭐가 있는지 모르기 때문에 덩어리를 다 떼어내야 하는 거예요. 도려낸 부위는 더 이상 기능을 못 하게 되니깐 평생 그 기능을 대체할 수 있는 약을 먹어야 하는 거죠.
‘그러면 수술 안 하고 치료하는 방법은 없을까’ 고민하다 나타난 게 고주파 시술입니다. 환자들한테는 고주파를 쉽게 설명해 주려고 전자레인지에 비유해요. 전자레인지에 뭘 넣고 전기를 켜면 그게 끓지요? 그처럼 특수 바늘1mm 고주파 전극바늘을 결절이나 암 덩어리에 집어넣어서 작동시키면 바늘 끝에서 고주파가 만들어져요. 그 고주파가 물 분자를 진동시켜 만든 마찰열이 결절이나 암 덩어리를 태워버리는 거죠. 그 열로 태워진 조직이 서서히 작아지는 원리입니다.
이렇게 설명해 주고 “뭐 질문할 거 있으세요?” 물어보면 “설명을 잘해주셔서 충분합니다” 해요. 그럼 저도 대놓고 “제가 원래 설명을 아주 잘하거든요” 해요.웃음 그제서야 환자분이 긴장하고 있다가 막 웃으시죠. 제가 잘하니까 저만 믿으시라고 안심시켜 드려요.

고주파 시술을 어떻게 시작하셨어요?
제가 활동하던 갑상선학회에 세계 최초로 갑상선 양성 결절에 고주파를 적용한 백정환 선생님이 계셨어요. 그 분 얘기를 들으니 고주파 시술을 너무 해보고 싶은 거예요. 그래서 그분 병원에 찾아가서 고주파 시술 장면을 직접 보고 왔어요.
때마침 저희 병원 내분비과 교수님이 환자 한 명을 보내주시면서 고주파 시술을 해보라는 거예요. 그렇게 저도 2008년도부터 시작하게 되었죠. 성모병원에서는 그게 처음이었어요. 그 환자는 결국 치료한 결절이 모두 없어졌어요.

고주파 시술을 어떻게 암에도 적용하게 됐을까요? 의학계에서도 암을 고주파 시술로 치료하는 게 불안했을 텐데요.
예전에는 갑상선에 혹이 있으면 암인지 아닌지도 모르면서 무조건 수술했어요. 갑상선을 없애버리는 거죠. 그러다 검사 기술이 발전하면서 암만 수술하고 양성 결절은 수술하지 말자 이렇게 됐죠.
그렇게 암이 작건 크건 전부 수술했는데 이토라는 일본 의사가 1cm 이하의 암을 수술 안 한 채 10년 정도 지켜봤더니 약 3% 정도의 환자만 커지더라는 거죠. 그 연구를 바탕으로 자료가 모여 세계적으로도 1cm 이하는 경과를 지켜보자는 가이드라인이 정해졌어요. 그런데 환자들은 이런 정보를 잘 모르잖아요.
게다가 그런 가이드라인에도 불구하고 의사에 따라 1cm 이하도 수술하시는 분도 있고, 그냥 지켜보자는 분도 있으니 환자는 불안한 거죠. 지켜보자고 해도 “암을 키워서 수술하자는 거냐” 불만을 환자들이 하게 되지요. 그래서 수술 없이 암을 없앨 수 있는 방법으로 고주파 시술을 도입하게 된 거예요.
처음에는 간암에서 고주파 시술을 주로 썼어요. 그런데 효과가 좋으니까 신장암, 부신암, 폐암, 뼈에 있는 암 등 여러 분야로 적용이 되기 시작한거죠.

처음에는 선생님도 고주파 시술이 갑상선암에까지도 효과가 있을지 의문이 있으셨을 텐데 어떻게 시술을 강행하셨어요?
고주파 시술로 암을 치료해달라고 부탁한 제일 첫 번째 환자는 저랑 같이 근무하던 후배 의사였어요. 2013년쯤 그 후배 의사가 저한테 “저 암 진단받았는데 한 6mm 정도 돼요. 고주파 하고 싶어요” “왜?” 물었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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