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에게 보낸 편지

정인옥 회사원

남편은 항상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고 주위 사람들을 배려하는 긍정적인 사람이다. 그런 남편이 직장 일로 힘들어할 때, 이렇게 착하고 성실한 남편을 위해서 내가 해줄 수 있는 일이 없다는 게 가슴이 아팠다.
‘어떻게 남편에게 용기를 줄 수 있을까?’ 생각하며 출근하는 남편의 어깨를 바라보다 그동안 살아온 날을 정리해 보았다. 남편의 삶은 어느 한순간도 버릴 게 없는 보석 그 자체였다. 나는 울고 웃으며 써 내려간 편지를 남편 몰래 직장으로 보냈다.

‘적은 월급을 미안해하지만, 어느 재벌 부인도 나는 부럽지 않답니다’
남편이 직장 일로 힘들어할 때, 고민하다 남편 몰래 편지를 직장으로 보내 그 후…

며칠 후, 남편은 특유의 잔잔한 미소를 가득 머금고 집으로 들어왔다. 그러고는 조용히 나를 끌어안고 한참을 가만히 있었다. 세상에 자기보다 행복한 사람이 어디 있겠느냐며 천군만마를 얻은 것보다 기쁘다고 했다.
그 후 남편은 근무한 지 10년도 안 됐는데 20년 넘게 일한 선배도 받지 못한 상도 받으며 열심히 일하고 있다.

그날 이후 우리 부부는 아침에 일어나면 5분씩 끌어안고 서로 “고맙다”, “감사하다” 말하며 하루를 시작한다.

「사랑하는 영 보세요.
올해도 당신의 사랑 속에서 살았음을 느낍니다. 이렇게 추운 날에도 어김없이 가족을 위해 열심히 일하고 있을 당신을 생각하며, 늘 하고 싶었던 말을 글로 적어봅니다.
결혼하면 잘해주리라, 호강시켜 주리라, 한마디 없었지만 당신의 삶은 나에게 호강 그 자체였습니다.

나에게 해준 게 없어서 미안하다고 하지만, 당신은 내게 모든 것이었습니다. 내가 아플 땐 어머니였고, 이웃 문제로 힘들어할 땐 아버지였으며, 아이들 교육 문제로 고민할 땐 칭찬과 격려를 아끼지 않았던 선생님이자 친구였어요.
어느덧 또 한 해가 저물어가는 것이 아쉽기만 합니다. 당신과 함께하는 우리들의 시간만큼은 잡아두고 싶군요.

항상 말보다 행동으로 보여주는 당신. 나에게는 자상하고, 아이들에게는 인자한 당신은 하느님께서 보내주신 천사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적은 월급을 미안해하지만, 당신이 밤을 지새우면서 땀 흘려 번 대가이기에 어느 재벌 부인도 나는 부럽지 않답니다.
그리고 어떤 힘든 일도 당신과 함께라면 견뎌낼 자신이 있답니다. 나뿐만 아니라 우리 아이들도 당신을 항상 자랑스러워한답니다.

하루는 큰아들이 “우리 아빠는 정말 대단해”하더라고요. 밤늦게 일하면서도 힘든 내색 한번 안 하고, 주말이면 자기들을 산으로, 공원으로 자상하게 데리고 다니니 결혼하면 아빠 같은 그런 아버지가 되어야겠다고 하더라고요.
옆에서 듣던 둘째도 “맞아, 맞아” 맞장구를 치더군요. 이런 아이들을 보면 당신은 잘살고 있는 게 분명합니다.
늘 부정적인 생각과 걱정 근심으로 살아온 나에게, 세상은 참 살만하다는 것을 깨닫게 해준 당신, 사랑하는 영!

내 인생에 가장 잘한 일은 당신을 만난 것입니다. 어느 날 나에게 물었죠. 다시 태어난다면 당신과 결혼할 거냐고. 그땐 쑥스러워 대답을 못 했지만, 누가 당신 같은 사람을 마다하겠습니까?
당신을 만난 일이 내 인생에서 최고로 잘한 일인 것처럼, 나 역시 당신에게 그런 사람이 되도록 더 많이 노력하며 살 것입니다.
아침마다 마주하지만, 결혼한 지 10년이 지났지만 지금도 웃음이 절로 나오게 만드는 묘한 매력이 있는 당신을 사랑합니다」

정인옥 회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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